글도 사진도 준비됐는데, 정작 읽어줬으면 하는 친구들은 그 글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세 사람은 학교 안에서 홍보를 맡아줄 새 부원을 찾기로 했다.

1. 올리면 보이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그 글은 어디서 읽어요?”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네아는 같은 반 학생이 내민 휴대폰을 보았다. 키라리가 연구부 계정에 올린 사진이 떠 있었다. 사진 밑에는 게임 이름과 짧은 감상이 있었지만, 자세한 글을 어디서 읽을 수 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주소를 보내드릴게요.”
링크를 받은 학생은 고맙다며 먼저 교실로 갔다. 네아는 복도에 서서 방금 보낸 주소를 다시 눌렀다. 글은 제대로 열렸다. 주소를 아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방과 후 연구부실에서 그 얘기를 하자 레드가 노트북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워드프레스에 올린 글이었다. 제목도 사진도 어제 셋이 고른 그대로였다. 열린 창으로 아직 더운 바람이 들어왔다. 방학이 끝났는데도 부실 선풍기는 쉬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는 길을 안 써놨네.”
“우리끼리는 맨날 열어보니까.” 키라리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나도 사진 보여주고 끝났어.”
우선 사진 설명에 주소를 붙였다. 그다음에 어떻게 알릴지는 셋 다 몰랐다. 그 친구가 글 주소를 묻지 않았다면, 네아도 그런 질문이 있는 줄 몰랐을 것이다.
레드가 제목을 더 눈에 띄게 바꾸자고 했다. 네아가 보기에는 지금 제목도 충분히 셌다. 키라리는 사진 두 장을 번갈아 띄웠다. 네아는 짧은 안내를 쓰다가 게임을 모르는 사람에게 필요한 설명을 덧붙였다. 금세 한 화면을 넘었다.
“이 안내문 읽을 사람부터 구해야겠는데.”
레드의 말에 네아는 마지막 문장을 지웠다.
“선배들은 활동을 알리는 거 해보신 적 없어요?”
“글 올리는 것까지만.”
“나도 사진 보여주는 것만.”
네아도 다르지 않았다. 글을 읽은 친구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듣고 싶었다. 그러려면 먼저 그 친구가 글을 찾아올 수 있어야 했다.
레드가 빈 종이를 가운데 놓았다.
“홍보 담당을 구하자. 이런 거 해본 애가 학교에 있지 않을까?”
“그럼 모집하는 건 어떻게 알려?” 키라리가 물었다.
네아는 쓰다 만 안내문을 보았다.
“그걸 잘하시는 분을 찾는 건데요.”
셋은 잠깐 말이 없어졌다. 키라리가 먼저 휴대폰을 집었다.
“일단 사진은 내가 고를게.”
2. 사진에 나올 사람은 아니에요
다음 날 점심시간, 셋은 동아리 모집 안내를 붙일 수 있는 게시판 앞에 섰다. 키라리가 고른 사진에는 게임 화면 앞에 앉은 셋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위에는 ‘우리 소개 좀 해주세요!’라고 크게 썼다. 동아리 이름과 홍보 담당 모집이라는 말은 사진 아래에 작게 들어갔다.
지나가던 학생 둘이 멈췄다.
“사진 찍는 동아리야?”
“게임도 하고 글도 써.” 레드가 설명했다.
“그러면 사진에 나올 사람 구하는 거예요?”
키라리가 작은 글씨를 짚었다. 두 학생은 가까이 다가와 읽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을 찍어주는 친구는 아는데, 동아리 홍보를 해본 친구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 뒤로도 셋은 안내지 앞에 서서 설명을 해야 했다. 네아는 ‘홍보 담당 모집’을 크게 덧쓰려 했다. 사진이 종이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다.
그때 둥근 과자통 세 개를 안은 학생이 멈췄다. 살구빛 곱슬머리 옆에 크림색 핀이 하나 보였다. 쌓아 든 통이 턱 바로 아래까지 올라와 있었다.
“여기 들어오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소개해도 돼요?”
“네. 지금은 저희 활동을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줄 분을 찾고 있어요.” 네아가 말했다.
“아, 그런 뜻이었구나.”
학생이 안내지 아래쪽을 보려고 몸을 기울이자 맨 위의 통이 비스듬히 밀렸다. 네아가 그 통을 받치고, 키라리는 가운데 통을 잡았다. 레드가 빠지려던 뚜껑을 눌러주자 학생의 품에는 맨 아래 통 하나만 남았다.
“감사합니다. 빈 통이라 가볍긴 한데, 세 개는 좀 많았네요.”
키라리가 자기가 받은 통의 뚜껑을 보았다. 작은 꽃무늬가 있었다.
“이거 예쁘다.”
“그렇죠? 안 쓰는 거 있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세 개나 줬어요. 하나만 고르려니까 못 고르겠어서요.”
학생은 접는 장바구니를 꺼내 통을 하나씩 돌려받았다. 네아가 연구부에 구경 올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가방 손잡이를 잡은 채 사진을 다시 보았다.
“게임을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저도 좋아하는 게임은 있거든요.”
“그럼 됐지. 잘하는 얘기만 쓰는 것도 아니고.” 레드가 말했다. “와서 같이 해봐도 돼.”
“와아, 좋아요. 부실은 어디에 있어요?”
레드는 안내지 아래를, 키라리는 사진 옆을 짚었다. 네아도 동아리 이름 밑을 찾았다. 부실 위치는 사진 구석에 있었다. 글씨가 뒤의 책상 다리와 거의 같은 색이었다.
“내가 넣어놓고도 못 찾겠네.” 키라리가 손가락을 옮겼다.
학생이 조금 가까이 다가왔다. 넷이 안내지를 들여다보는 사이 예비종이 울렸다.
“여기는 좀 크게 쓰자.”
레드가 펜을 내밀었다. 네아는 사진 위의 밝은 부분에 부실 위치를 다시 썼다. 학생은 이제 잘 보인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 쪽으로 갔다.
3. 바로 옆 반이었어요
교실로 돌아온 네아는 옆자리 학생에게 살구빛 곱슬머리에 과자통을 세 개 든 친구를 아느냐고 물었다.
“한나리? 옆 반인데. 또 받았나 보네.”
“바로 옆 반이었어요?”
“응. 구움과자 가게 하는 집 딸. 이거 봐.”
학생이 필통 밑에서 작은 카드를 꺼냈다. 버터쿠키 그림 옆에 낱개 구매와 선물 포장 안내가 짧게 적혀 있었다.
“전에 선물할 거 고르다가 물어봤더니 줬어. 나리가 만든 거래.”
카드 뒷면에는 가게 위치와 영업시간이 있었다. 네아는 앞뒤를 한 번 더 보았다. 자기가 어제 쓴 안내문은 한 화면이 넘었는데, 이 카드는 훨씬 짧았다. 그런데 쿠키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난 뒤 네아는 옆 반 문 앞으로 갔다. 복도에서 몇 번 마주쳤을지도 몰랐다. 알아볼 만한 머리인데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한나리는 책상 옆에 서서 장바구니 손잡이를 어깨에 걸어보는 중이었다. 세 통을 넣은 가방이 자꾸 기울었다.
“하나 들어드릴까요?”
나리가 고개를 들었다. 게시판에서 만난 얼굴을 알아본 듯 웃었다.
“아, 게시판에서 뵀죠? 옆 반이셨어요?”
“네. 저는 네아예요. 아까는 이름도 못 물어봤네요.”
“한나리예요.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나리는 꽃무늬 통 하나를 꺼내 건넸다. 네아는 통을 받아 들고, 친구에게 잠깐 빌린 카드를 보여줬다.
“이거 만드셨다고 들었어요. 저희도 이런 안내를 만들고 싶어서요.”
“집에서 쓰는 거예요. 손님들이 물어보신 걸 조금씩 넣었어요.”
“저희 안내지는 물어봐도 찾기가 어려웠잖아요.”
나리가 작게 웃었다. 네아도 웃었다. 오늘 내내 설명하던 안내지를 다시 변호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
네아는 선배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나리와 함께 내려갔다. 현관에는 레드와 키라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이름을 소개하고 나서 레드가 부실에 들르겠느냐고 물었다.
“가보고 싶은데, 오늘은 가게 포장을 돕기로 했어요.”
“그럼 우리도 가서 쿠키 사도 돼?”
“네, 좋아요. 오래 기다리실 수도 있는데 괜찮으세요?”
“고르는 데도 오래 걸릴걸.” 키라리가 말했다. “아까 그 통에 뭐 넣을지부터 봐야겠다.”
나리가 웃으며 앞장섰다. 네아는 가게까지 통을 들고 가기로 했다. 옆 반에서 교문까지 걸어오는 동안, 나리가 빈 과자통을 어디에 쓰는지도 알게 됐다. 꽃무늬 통에는 아직 넣을 것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4. 통 말고, 안에 넣을 것

가게에 들어서자 버터 냄새가 났다. 나리는 네아에게서 통을 돌려받아 가방과 함께 계산대 안쪽에 두었다. 카디건을 벗고 셔츠 위에 오트밀색 앞치마를 둘렀다. 익숙하게 끈을 매는 모습을 보니 학교에서와는 조금 달라 보였다.
그런데 주문을 적으려던 나리가 앞주머니를 두 번 더듬었다. 펜은 가방에 있었다. 네아는 자세를 바로잡고 서 있다가 그제야 어깨의 힘을 풀었다.
키라리가 진열대 앞에서 물었다.
“나리는 어떤 쿠키 좋아해?”
“저는 가장자리가 조금 진하게 구워진 거요. 바삭해서 좋아요.”
키라리는 나리가 가리킨 버터쿠키를 두 개 골랐다. 레드와 네아도 하나씩 골랐다. 나리가 봉투에 나눠 담는 동안 들어온 손님이 선물 포장을 부탁했다.
셋은 옆으로 비켜서서 기다렸다. 나리는 포장을 마치고 손님에게 봉투를 건넸다. 손님이 나가자 레드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아까 말한 글인데, 한번 봐줄래?”
나리는 읽다가 주인공이 같은 틈에 세 번 떨어졌다는 부분에서 웃었다.
“저도 퍼즐 안 풀리면 잠깐 껐다 켜요. 그러면 될 것 같아서요.”
“돼?”
“가끔은요. 안 되면 그날은 그만하고요.”
나리는 화면을 처음으로 돌렸다.
“그런데 처음에는 무슨 게임인지 찾느라 조금 헤맸어요. 게임 소개를 앞에 한 줄만 붙이면 어떨까요?”
레드가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게임을 설명한 부분은 글 중간에 있었다.
“앞부분을 다 바꿔야 하나?”
“세 번 떨어진 얘기는 그대로 두면 좋겠어요. 거기가 재미있었거든요.”
나리는 수첩을 꺼내 간단히 써봤다. 펼친 쪽에는 안내 카드를 고친 날짜도 적혀 있었다. 가게에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듣고 나서 입문서를 읽고 공개 강의도 찾아봤다고 했다.
“안내를 바꾸면 바로 달라져요?” 네아가 물었다.
“그럴 때도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한번은 문의가 많아져서 좋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주말이었어요. 그래서 요일도 같이 적어요.”
레드는 수첩을 보다가 나리에게 눈을 돌렸다.
“우리랑 같이 해볼래? 이런 걸 물어볼 사람이 필요했거든.”
“같이 해보면 좋겠어요. 잠깐만요, 제가 어느 날 갈 수 있나 볼게요.”
나리는 일정이 적힌 쪽을 폈다. 펜 끝을 움직이다가 가게 일을 돕는 날에 멈췄다. 키라리가 그 모습을 보며 쿠키 봉투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나리도 소개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잖아. 그건 뭔데?”
“아, 작은 가게 꾸미는 게임이에요.”
나리가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노란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옆은 비어 있었다.
“와아, 귀엽다. 이 의자, 나리가 고른 거야?”
키라리의 말에 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는 의자 색만 고르다가 끝났어요. 이런 얘기도 괜찮을까요? 게임을 잘하는 얘기는 못 할 것 같아서요.”
“옆에는 뭘 놓으실 건데요?” 네아가 물었다.
“아직 못 골랐어요. 같이 보실래요?”
네아는 가까이 다가갔다. 짙은 갈색을 놓으면 노란색이 더 잘 보일 것 같았다. 그때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나리는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다음에 부실에서 이어서 볼까요?”
나리가 내일은 가게를 돕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네아는 그때까지 어떤 의자가 어울릴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5. 제가 쓴 문장인데요
다음 날 나리가 연구부실에 왔을 때, 네아는 의자를 자기 옆으로 옮겼다. 나리는 꽃무늬 통과 접은 종이를 꺼냈다. 통에는 개별 포장한 쿠키 네 개가 들어 있었다. 종이에는 레드의 글을 소개할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모험.’
레드가 소리 내 읽었다.
“나는 편하진 않았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너무 어렵게 느낄까 봐 그렇게 써봤어요.”
“점프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곳이 처음부터 있어요.” 네아가 말했다.
나리는 문장을 다시 보았다.
“그러네요. 읽은 것만으로는 제가 잘 몰랐어요. ‘편하게’는 빼야겠어요.”
말은 부드러웠지만 펜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네아는 틀린 곳만 짚으면 함께 다음 문장을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나리가 해보지 않은 게임을 혼자 설명하려 애쓰고 있다는 생각은 뒤늦게 들었다.
“잠깐 해보실래요? 그 부분까지 오래 안 걸려요.”
네아가 컨트롤러를 내밀었다. 나리는 받아 들고 버튼을 살폈다. 레드가 처음 움직이는 법을 알려줬다.
나리는 첫 번째 틈을 넘고 두 번째에서 떨어졌다. 다시 같은 곳에 왔을 때는 너무 일찍 뛰었다. 네아가 버튼을 짚으려는데 나리가 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조금만 늦게 눌러볼게요.”
네아는 손을 내렸다. 나리는 세 번째에는 건넜다. 나리는 곧장 다음 길로 가지 않고 캐릭터를 돌려 방금 넘은 발판을 보았다.
“아, 건넜어요.”
“됐네.” 레드가 몸을 뒤로 기댔다.
나리는 컨트롤러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잡았다.
“편하지는 않은데, 다음에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걸 쓰면 되겠는데.”
나리는 종이를 펴고 ‘편하게’에 줄을 그었다. 떨어져도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고 쓰고, 위에는 어떤 게임인지 설명하는 한 문장을 붙였다. 네아는 실패하면 어디서 다시 시작하는지 덧붙였다. 키라리는 발판이 잘 보이는 사진을 골랐다.
“와아, 이제 어떤 게임인지 바로 보이네요.”
나리가 사진과 문장을 번갈아 봤다. 네아는 아까 지적했던 자리보다, 나리가 직접 건너본 이야기가 남은 곳을 먼저 읽었다.
“이번에는 나리 씨 게임도 해보고 싶어요.”
“그냥 나리라고 부르셔도 돼요. 같은 학년인데요.”
“그러면 나리라고 부를게요.”
“저도 네아라고 불러도 돼요?”
네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리는 휴대폰을 꺼냈다. 둘 사이에 놓인 화면 안에서 노란 의자는 여전히 혼자였다.
6. 빈자리 하나

어제 생각해둔 짙은 갈색 의자를 놓으니 노란 의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다. 네아는 흰색으로 바꿨다. 나리는 잠시 보다가 화면을 조금 확대했다.
“이건 너무 하얀 것 같아요. 다른 것도 봐도 돼요?”
둘은 목록을 다시 열었다. 나리는 등받이 모양까지 비교했다. 네아는 아까 점프 버튼을 조심스럽게 누르던 손을 떠올렸다. 여기서는 나리가 훨씬 익숙했다.
“의자 고르는 건 나리가 더 잘 아시네요.”
“고르는 데 오래 걸리는 건 자신 있어요.”
네아는 웃으며 연두색 의자를 눌렀다. 나리가 노란 의자 옆으로 옮겨놓고 휴대폰을 조금 멀리했다.
“이거 좋아요. 둘이 같이 있으니까 더 예뻐요.”
키라리가 옆에서 화면을 들여다봤다.
“이 게임 소개할 때 지금 고른 것도 보여줘.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어.”
“의자 하나 고르다 방과 후가 끝난 얘기도 넣고.” 레드가 말했다.
나리는 웃다가 벽의 시계를 봤다. 휴대폰을 끄고 가방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바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저는 오늘 여기까지 해야 해요. 그리고…… 연구부에 들어오고 싶어요.”
레드가 펜을 내려놓았다.
“홍보도 같이 해보고 싶고, 이런 게임 얘기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좋아. 다음에는 네 게임부터 하자.”
“네. 다만 매일 오기는 어려워요. 가게 돕는 날도 있어서요.”
“오는 날에 하면 되지.”
네아는 달력을 열었다. 나리가 다음 주에 올 수 있는 날을 짚었다. 키라리는 그날 사진을 찍기로 했다. 네아도 올 수 있는 날이었다.
나리가 쿠키 통을 열자 키라리가 손을 뻗었다. 키라리는 가장자리가 진한 것을 먼저 골라 나리에게 건넸다. 나머지 셋도 하나씩 가져갔다.
“이거 좋아한다며.”
“기억하셨네요. 감사해요.”
나리는 쿠키를 받아 들고 빈 통을 봤다.
“이건 여기 둬도 돼요? 다음에 쿠키 또 가져올게요.”
네아는 책상 한쪽을 비웠다. 나리가 그 자리에 꽃무늬 통을 놓았다.
현관까지 같이 내려가다가 네아가 내일 점심시간에도 만나자고 했다.
“의자 또 고르려고요?”
“아뇨. 같이 밥 먹으려고요.”
나리가 계단을 한 칸 내려오며 네아와 나란히 섰다.
“좋아요. 제가 반 앞으로 갈게요.”
“그럼 기다릴게요.”
네아는 휴대폰에 남아 있던 모집 안내지 사진을 닫았다. 내일은 옆 반에서 나리가 올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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