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걸즈 번외편 · 한나리입니다. 이 쿠키는 제가 먼저 골랐어요
누구에게 보여줄까요? 그 전에, 제 얘기부터 해볼게요.

안녕하세요. 한나리예요. 서온여고 1학년이고, 디지털 미디어 연구부에서 홍보를 맡고 있어요. 스낵걸즈에 들어온 뒤로는 과자 말고도 소개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자기소개를 써보라는 말을 듣고 수첩부터 펼쳤는데, 정작 제 얘기는 몇 줄 없더라고요. 누가 무슨 과자를 좋아하는지는 잘 적어뒀으면서요. 오늘은 그 수첩을 조금 덜 보고 써볼게요.
| 항목 | 나리의 답 |
|---|---|
| 이름 | 한나리 |
| 나이·학년 | 17세·서온여고 1학년 |
| 소속 | 디지털 미디어 연구부·스낵걸즈 |
| 담당 | 홍보 담당 |
| 키·신발 | 156cm·230mm |
| 좋아하는 간식 | 가장자리가 바삭한 버터쿠키 |
| 좋아하는 음료 | 따뜻한 우유, 보리차 |
| 자주 들고 다니는 것 | 살구색 휴대폰, 작은 수첩, 주황색 펜 |
| 쉬는 날의 취미 | 문구점 구경, 과자통 모으기, 가게 꾸미기 게임 |
1. “하나씩도 살 수 있어요?”를 자주 들었어요

저희 가족은 작은 구움과자 가게를 해요. 저는 가끔 포장을 돕거나 손님께 과자를 설명해드려요. 굽는 일은 가족이 맡고요. 제가 가게를 한다고 하면 쿠키 만드는 법부터 물어보는 분도 계시는데, 그때는 조금 난감해요. 먹어보고 고르는 쪽이 더 자신 있거든요.
중학생 때 가게를 돕다가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들었어요. 하나만 살 수 있는지, 많이 단지, 포장은 오래 걸리는지요. 그래서 허락을 받고 작은 안내 카드를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쿠키 그림을 아주 크게 그렸는데, 손님이 그림을 보고 웃은 다음 똑같은 질문을 하셨어요. 가격을 너무 작게 썼더라고요.
그 카드는 아직 기억나요. 그림은 꽤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요. 다음 카드에는 낱개로 살 수 있다는 말을 먼저 쓰고, 쿠키 그림은 구석으로 옮겼어요. 구석에서도 귀엽기는 했어요.
2. 책에 나온 말을 가게에서 찾아봤어요

안내문 하나로 뭐가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마케팅 책을 빌렸어요. 모르는 말이 나오면 공개 강의를 찾아 듣고, 수첩에는 그 말 옆에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적었어요.
‘고객 세분화’ 옆에는 ‘선물할 사람과 지금 하나 먹을 사람’이라고 썼어요. 같은 쿠키를 보면서도 궁금한 게 다르더라고요. 가게에서 만난 손님을 떠올리면 책에 나온 말도 조금씩 이해됐어요.
사진을 바꾼 날 문의가 늘어서 혼자 뿌듯했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날이 주말이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날씨와 요일도 적어요. 제가 바꾼 것 덕분에 잘됐다고 말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하니까요.
큰 광고를 운영해 본 적은 없어요. 아직은 작은 가게에서 해본 일이 더 많아요. 그래도 안내문 하나를 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설명이 길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쿠키를 한 번 건네주세요. 먹는 동안은 조용할 거예요.
3. 휴대폰에는 정리할 사진이 조금 남아 있어요

제 휴대폰은 살구색이에요. 케이스 아래쪽에 작은 쿠키 그림이 있어서 고를 때 오래 고민하지 않았어요. 가끔 반투명 크림색 케이스로 바꾸기도 해요. 배경화면의 쿠키는 제가 그렸어요. 안내 카드에서 밀려난 그림과는 다른 그림이에요.
사진을 찍기 전에는 렌즈부터 닦아요. 가게 안내문이나 포장을 찍으면 사진을 날짜별로 나눠두는데, 가끔 미뤄서 비슷한 봉투 사진이 한꺼번에 남기도 해요. 정리하려고 열었다가 그날 먹은 간식 사진만 보고 닫을 때도 있고요.
수첩에는 질문과 해본 일, 결과를 적어요. 펜이 손에 없으면 휴대폰에 먼저 쓰고요. 그래서 메모 목록에는 홍보 문구 사이로 ‘양말 사기’ 같은 것도 끼어 있어요. 전부 중요한 내용이에요. 양말도 잊으면 곤란하니까요.
4. 옷 주머니와 과자통은 넉넉한 게 좋아요

학교에서는 크림색 카디건에 갈색 치마를 자주 입어요. 가게를 도울 때는 카디건을 벗고 오트밀색 앞치마를 둘러요. 앞주머니 두 개에 펜과 작은 메모지를 나눠 넣으면 편해요. 머리핀은 왼쪽에 크림색 동그란 것 하나를 꽂아요.
주말에는 복숭아색 맨투맨과 긴 데님 치마를 좋아해요. 행사 준비로 많이 움직일 때는 민트색 집업과 조거팬츠를 입고요. 비 오는 날의 꿀색 우비도 마음에 들어요. 그래도 문구점까지 걸어갈 거라면 맑고 선선한 날이 좋겠어요.
과자는 맛도 보지만 통도 봐요. 빈 통에 펜이나 작은 물건을 넣어두려고요. 그렇게 말하고 샀는데 영수증만 쌓인 통도 있어요. 아직 어디에 쓸지 못 정한 통도 있고요. 뚜껑이 예쁘면 일단 데려오게 돼요. 키라리 선배 앞에서는 이 얘기를 조심해야겠어요. 둘이 통 구경만 하다가 약속 시간이 다 갈 것 같거든요.
5. 저는 처음 보는 사람의 질문부터 해요

레드 선배 글을 처음 읽었을 때, 게임에서 세 번 연달아 떨어졌다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저도 퍼즐 하나를 못 풀면 그만한다고 했다가 다시 켜거든요. 그런데 그 앞에서는 무슨 게임인지 찾느라 조금 헤맸어요.
그 얘기를 꺼냈을 때 선배가 화면을 다시 보여줬어요. 제가 좋아한 문장은 남겨두고, 처음 보는 사람이 궁금할 내용을 어디에 둘지 같이 이야기했어요. 제가 연구부에서 하고 싶은 일이 그런 거예요.
레드 선배가 쓴 문장과 키라리 선배가 고른 사진을 보며, 처음 읽는 사람에게 무엇부터 보여줄지 같이 생각해요. 모르는 게임은 네아에게 물어보고요. 제가 질문하는 쪽일 때도 많아요.
제가 꼭 해보고 싶은 건 게임을 잘하지 못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개예요. 실력이 좋아진 다음에만 게임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꾸미기 게임에서 의자 색깔만 한참 고르는 이야기도 저는 읽고 싶어요.
6. “아무거나 괜찮아요”가 꼭 맞는 말은 아니에요
부탁을 받으면 가능한지 생각하기 전에 괜찮다고 할 때가 있어요. 대답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을 세다가, 원래 하려던 일을 내일로 미뤄요. 그런데 그걸 말하지 않았으니 다른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연구부에 들어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도 도울 수 있는 날부터 세고 있었어요. 그때 키라리 선배가 제가 만들고 싶은 걸 물어봐 줬어요. 조금 놀랐어요. 답은 있었는데, 먼저 꺼내도 되는지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아직 거절은 어려워요. 그래도 제 몫의 버터쿠키를 고르는 정도는 먼저 해보려고요.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조금 더 구워진 게 좋고, 너무 단 크림은 많이 못 먹어요. 매운 것도 약해요. 다 같이 주문할 때 이 정도는 미리 말해두는 게 좋겠죠.
“이건 제가 좋아하는 거라서요. 추천 이유는 지금 생각 중이에요.”
7. 제가 고른 쿠키도 드셔보세요

글을 다 쓰고 보니 과자 얘기가 꽤 많네요. 홍보 담당 소개라서 조금 더 멋있는 얘기를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제 얘기를 쓰기로 했으니까 그대로 둘게요.
가방에는 수첩과 펜, 손수건, 접는 장바구니를 넣고 다녀요. 간식을 가져오는 날에는 쿠키 통도 넣어요. 통을 여는 순간 잠깐 쉬자고 말하기가 쉬워서 좋아요. 그 시간까지 무언가를 조사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먹고 싶은 걸 골라요.
이건 제가 먼저 골라둔 바삭한 쿠키예요. 한 조각 드셔보실래요? 마음에 드시면 통에서 더 꺼내드릴게요.
다음에 만나면 좋아하는 과자도 알려주세요. 그때는 수첩을 꺼내지 않고 들어볼게요.
한나리였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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